과다한 음주는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하루 80g 이상 술을 계속해서 마시면 알코올성 간경변증 위험이 높아진다. 30일간 금주해도 지방간 수치가 15% 가량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이나 알코올성 간염 모두 술만 끊어도 간기능이 호전되며 증상이 진행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대부분 술만 마시지는 않는다. 삼겹살, 치킨, 회, 매운탕 등 저절로 술 한 잔이 떠오르는 메뉴가 있듯이 술은 음식과 함께 곁들이기 마련이다. 문제는 술과 잘 어울린다고 알려진 음식 대부분이 염도가 높고 열량도 높다는 것. 염도가 높은 음식과 술을 함께 먹으면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되고 고지혈증의 원인이 된다. 술 자체 칼로리도 무시할 수 없다. 맥주 한 잔은 150kcal다. 술만 마셔도 뇌를 충동적으로 만들어 식욕을 증가시킨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김경곤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체지방 분포가 복부에 집중된 중심형 비만이 성별이나 폐경 여부와 관계없이 과음이 잦은 사람이 절주하는 사람보다 많았다. 거의 매일 폭음하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폭음하는 경우보다 비만율이 10% 이상 높다는 연구도 있다.
요즘 들어 부쩍 뭔가를 떠올리거나 기억하는 것이 어렵다면 술을 끊어보는 것도 좋다. 알코올은 체내 중추신경을 억제하는 물질로 두뇌 회전을 방해한다. 즉, 술을 마시는 동안 뇌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진다. 술을 장기간 마시면 생각하고 기억하는 것이 어려워지며 타인의 감정을 읽는 것도 힘들어진다. 술을 끊으면 인지능력의 일부가 돌아와 업무 효율성 또한 높아진다.
잠들기 위해 술 한 잔만 마신다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음주는 잠을 청하는 방법으로는 좋지 않다. 뇌의 알파파를 활성화해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 수면의 중요한 렘(REM) 단계를 방해하며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왜 술을 마시면 잘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와 관련된 연구 27가지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술을 마시면 빨리 잠들지만 깊은 수면에 빠지지 못하고 계속해서 뒤척이게 된다. 소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도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술은 탈수 증상을 촉진한다. 여기에 아토피나 습진, 건선, 지루성피부염 등 염증성 피부질환도 악화시킨다. 술을 자주 마시면 체내 열이 많아지면서 얼굴에 여드름이 생기기도 한다. 술을 끊으면 혈색이 맑아지며 피부 건조증이 줄어든다. 가뜩이나 건조한 가을, 술까지 많이 마시면 피부가 더 건조해진다는 점을 기억하자.
술을 끊으면 긍정적인 변화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알코올 금단증상도 찾아온다. 알코올 의존성에 따라 알코올 금단증상 정도는 다르다. 대부분 불안하고 초조함을 느끼지만, 금단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5%는 환각이나 환청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미국 국립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는 저탄고지 식단이 알코올 금단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알코올에 의존한 사람은 에너지원으로 포도당을 덜 사용하는 대신 알코올을 대사할 때 생성되는 아세테이트(acetate)를 사용한다. 즉, 알코올 의존증이 심한 사람이 술을 끊으면 아세테이트가 결핍돼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저탄고지 식단을 섭취하면 탄수화물이 만드는 포도당보다 지방이 만드는 케톤체가 많아지면서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게 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케톤체가 알코올 금단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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